어느 날과 다름없는 날이었다. 늦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오는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그날은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하는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남자직원들의 전립선을 검사할 장비가 고장나는 바람에 여직원들이 받아야 될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남자직원들이 받게 되었다. 시간이 매우 중요한 우리 팀 업무의 특성상, 빠르게 검사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가 업무를 봐야한다. 내 차례가 되어 회사 회의실에 놓아진 간이침대에 비스듬히 누웠다. 미끌미끌한 젤이 목에 발라졌고, 이내 초음파기계가 내 목위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오른쪽에 큰 혹이 보이는데, 알고 계시는거죠?” 의사가 나에게 질문했다. “아니요…” 큰 혹이 있단다. 나는 몰랐는데… 의사는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가보라는 말을 해주었다. 초음파상에서 대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