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4

shinzin 2018. 5. 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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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일정에 맞게 한달간 병가휴가를 냈는데,

이런 뭐 X같은 경우가 있나?! 지네들 맘대로 수술일정을 일주일 늦췄다나...ㅠ

 

서울대학교병원의 갑상선 수술 예약 시스템은

대한민국 Big5 병원에 맞지 않는 엉성한 시스템인 듯 하다.

(수술일정 상담 간호사에게 몇차례나 확인을 받았는데, 자기들 맘대로 그냥 바꿔서 죄송하다고 끝내면 다인건가?)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울며 겨자먹기로 또 일주일을 허송세월 보내며 기다렸다.

 

 

시간은 또 흘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을 하고 일주일 뒤

드디어 수술을 받기위해 입원을 했다.

 

일요일 입원 → 월요일 수술 → 수/목요일 퇴원

 이라는 스케쥴과 함께...

 

 

남자인 관계로 내 병실은 서울대학교 갑상선센터 내 병실이 아닌, 본관 외과병실로 정해졌다.



 

"갑상선센터 내 병실은 여자들만 사용가능하다는 말인가??"

 



 

본관 5층 병동에 입원한 사람 중 유일한 갑상선 환자인 듯 했다.

 

4인실에 머물게 되었는데,

다른 3명의 환자는 1박2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었다.

 

 

입원 후 얼마있지 않아 친구가 방문했다.

아무래도 수술이 평일에 있고, 입원도 오래하지 않으니 겸사겸사 얼굴보러 왔다고 그랬다.

 

나이가 30이 넘었지만, 친구만 만나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친구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와이프랑 일요일 금식 전까지 맛있는걸 사다놓고 먹었다.

서울대학교병원 앞이 아무래도 번화가(대학로)다 보니, 맛있는 음식 구하는데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물론,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순 없었다. (테이크아웃해서 가지고 오는건 상관없음)

 

 

레지던트인가, 인턴인가 정확히 알 수 없는(?), 아니 자기소개를 했는데 솔직히 잘 못들었다ㅋ

의사선생이 와서 내일의 수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주었다.

 

 

 

"갑상선 전절제술로 수술을 진행할거구요,

현재 부어있는 림프절 2군데에 대한 긴급 조직검사를 실시해서 암조직이 발견되면

림프절까지 다 제거가 될겁니다."

 

"림프절을 제거하지 않으면 흉터는 약 3~5cm정도 날테고,

림프절을 제거하게 된다면 생각보다 큰 흉이 자리잡을거에요"

 

 

 

저말이 제일 중요한 말이었다.

나머지는 일상적인 수술에 대한 방법, 수술후 관리에 대한 설명이었고

 

 

림프절을 제거하게 되면 생각보다 크게 절제를 해야 되어 목에 상처가 크게 난다고 했다.

 

 

"림프절 전이가 아니기를"

 

 

 

그렇게 걱정반, 근심반으로 잠을 이루고 드디어 수술날이 되었다.

 

오전 회진때 주치의인 김수진 교수가 방문했다.

오늘 5번째 수술, 오후 5시에 일정이 잡혀 있고 수술시간은 5~6시간 정도 잡혀있다고 들었다.

 


 

"본인은 젊어서 내가 일부러 제일 마지막에 둔거야, 내 수술은 나이순이거든..."

 

 


나이순이랜다. 어쩔수 없다. 기다릴수밖에...

 

 

드디어 수술방에서 호출이 왔단다.

수술실로 향하는 배드로 바꿔 누워 엘레베이터를 타고 수술장으로 향했다.

 

수술장 앞에서 와이프랑 인사하고 서늘한 수술대기실로 들어갔다.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무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기억이 잘 안난다)

 

그리고, 배드를 밀어주시는 선생님의 수술 잘 받고 나오시라는 응원을 받으며 D구역 수술장에 입실~

 

 

 

"생각보다 빨리불렀죠??"

 

 

 

어제 수술설명 한 의사가 나에게 질문했다.

 

 

"금방 끝날테니깐 푹 쉬고 계시면 되요~"

 

 

라는 말고 함께 마취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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