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3

shinzin 2018. 5. 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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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과 회사에 알렸다.

갑상선 암을 진단받았다고...

 

평소처럼 출근해 생활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느때처럼 웃고 떠들고 지내긴 했지만, 이내 혼자된 시간에는 극심한 우울감과 상실감이 찾아왔다.

 

갑상선암을 진단 받기 전 혹시나 해서 찾아본 내용에서

「전절제(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경우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하여 살아야 한다.」 라는 말이 제일 두려웠다.

 

가족과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큰병원을 알아보던 중

그나마 제일 빨리 예약이 된다는 서울대학병원으로 재진료를 보러갔다.

 

 

 

좋은일이 생길거라고 기대했다.

예를 들면 병명이 착오가 생기던가, 아니면 갑자기 혹이 사라졌던가...

 

담당 주치의는 갑상선 내과의로 갑상선 암이 맞고, 혹도 상대적으로 크지만

나이가 젊기에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수술을 안받을거라면 자기 볼 필요가 없다고 외과에서 수술 후 다시 만나자고 했다.

 

갑상선 암을 진단받고 크게 불안해하지 않고 마음을 좋게 먹고 간 경우에는

어김없이 안좋은 소식만 전해듣는 것 같아 좌절감이 밀려왔다.

 

그렇게 다시 갑상선 외과로 이전되어 외과진료를 보게되었다.

 

 

"본인 초음파로 봤을때, 꽤 까다로운 수술이 될 것 같다."

 

 

내 초음파 영상을 본 외과 여교수의 말에서 나온 말이다.

 

성대주위의 근육침범도, 림프절 전이도 의심되는 상황이고

생각보다 혹이 커서 꽤 까다로운 수술이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외과선생들은 희망적인 얘기를 원래 잘 해주지 않는 것일까??

 

너무나 차갑고, 사실에 입각한 얘기만 들은 나는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전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외과적인 수술을 앞두고 생각보다 많은 검사를 진행하기에

단 기간내 생각보다 많은 휴가를 사용하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이런경우가 처음이라 최대한 편의를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어디 세상, 이 사회가 그렇던가...

 

내가 맡고 있는 일에서 빠졌다.

내 건강을 먼저 챙기고 편하게 일한다는 구실을 삼아서...

 

 

'사무직인 내가, 아직 갑상선 암 수술도 하지 않은 내가 못할일은 아직 없는데...'

 

 

그렇게 속으로 생각했지만, 상사에게 내 심정을 얘기하진 않았다.

그냥... 하고싶지 않았다.

 

 

선배, 동료들에게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가 과연 내 병의 리스크를 안고 갈까? 라는 취지의 말이었다.

회사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지금도 하고 있겠지...)

 

그즈음, 나는 회사를 그만둬야 될 수도 있겠거니

수술 후 제 2의 생활을 위한 일도 생각해야 했다.

 

 

갑상선 암을 진단받고 난 뒤

내가 생활하던 공간, 사람들에게 배제(좋은말로는 배려?)되고 있다는 사실이 불쾌했다.

 

 

내 주위에서 이런환경이 지속될 동안 수술준비는 차곡차곡 이루어져갔다.

 

가족들은 내 몸상태를 걱정하긴 했지만,

착한 암이라고 알려진 갑상선 암이기에 큰 걱정을 하지말라는 위로가 대부분이었고

친구들도 걱정해주긴 했지만, 그걸 왜 걸리냐는 투의 말이 많았다. (진정한 친구들이다...ㅋㅋㅋ)

 

 

아내에게 미안했다.

이제 결혼한지 3년밖에 안된 남편이 암환자가 되었으니...

 

 

 

서울대학병원으로 진료를 받은 후에

초음파 검사 2번, CT촬영, 혈액검사, 이비인후과 진료, 언어치료실 진료, 내과 진료를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수술날짜가 잡혔다.

 

 

한달간 병가휴가를 내고

감기와 몸살을 조심한 채 난 수술날짜를 기다렸다.

 

내 몸속에 있는 갑상선 암과 헤어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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