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5

shinzin 2018. 5. 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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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세요, 정신차려 보세요~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혼미해진 정신을 깨웠다.

 

 

"자 이제 회복실에서 병실로 올라갈거니깐, 일어나세요~"

 

 

 

'수술이 벌써 끝난건가?'

 

 

 

속으로 생각했지만, 말을 내 뱉을 순 없었다.

 

목을 엄청나게 누르는 압박감과 얼핏보이는 두꺼운 밴드들이 꽤 넓은 부위를 수술했구나 하는 짐작만 가능케 했음뿐이다.

 

 

베드에 누워 엘레베이터를 타고 드디어 병실로 올라오게 되었다.

 

와이프와 장모님, 형님등 친지분들이 와 있었고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병실베드로 옮겨지게 되었다.

 

 

 

"자 지금부터 6시간동안 앉아서 숨쉬기 하세요~, 안그러면 폐가 쪼그라들어서 페렴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간호사가 전달해준 말로 인하여, 오후 6시쯤 수술이 끝나고 올라온 나는

밤 11시가 되도록 앉아서 숨쉬기 운동에 열중했다.

 

열도 떨어져야 되는데, 생각보다 열도 잘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목이 부어서 그런듯 했다.

 

산소호흡기를 목구멍에 넣어 숨을 쉬어서

목이 상당히 부어있었고, 입술도 여러군데가 터져있었다.

 

 

 

 

 

밤 11시가 지나고 와이프가 사온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었다.

붙기에는 아이스크림이 좋다고 했다.

 

 

 

 

목넘김이 수월하진 않았지만, 수술 전 금식이어서 그랬는지 한통을 다 먹어버렸다.

 

 

그렇게 수술 당일이 지나가고, 이제 기나긴 회복만을 기다리는 병실생활이 시작되었다.

 

 

 

"혹은 약 2.8cm였고, 림프절은 약 38개정도 제거했고 그중에 18개가 전이되어있었습니다.

림프절 제거로 인하여 수술부위는 늘어났고, 절개부위도 약 15cm 정도가 되었습니다."

 

 

 

다음날 오전 담당 주치의가 와서 수술이 어떻게 시행되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깨끗하게 잘 끝났으니깐, 피주머니와 하루, 이틀있다 퇴원하시죠"

 

 

 

어쨌든 주치의는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루, 이틀있다 퇴원이 가능하다고 얘기해줬다.

 

 

 

 

수술 다음날 부터는 목넘김을 제외하고는 거동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병실을 나와 복도를 거닐며 운동도 가능했고,

간단한 세면과 양치도 가능했다.

 

 

이날 부터 아침일찍 「신지로이드」 라는 호르몬제 복용을 시작했고,

이 약과 함께 평생을 살아가야 된다고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피주머니에서 나오는 피의 양이 줄어들지 않았다.

 

 

'남들은 3일만에 퇴원하던데...'

 

 

 

장장 5일을 입원하고 난 뒤에야 퇴원이 가능했다.

 

생각보다 넓은 수술부위와 다른사람에 비해 림프절 구조가 복잡해 출혈이 많아

피주머니에 피가 많이 고였단다.

 

 

5일이 되서야 피주머니에 피가 차지 않았고,

주치의는 퇴원을 결정해 주었다.

 

 

「신지로이드」를 먹어서 그럴까?

퇴원 후에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마냥 기분이 좋고, 피곤하지도 않고...

 

내가 정말 수술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의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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