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14

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3

가족과 회사에 알렸다. 갑상선 암을 진단받았다고... 평소처럼 출근해 생활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느때처럼 웃고 떠들고 지내긴 했지만, 이내 혼자된 시간에는 극심한 우울감과 상실감이 찾아왔다. 갑상선암을 진단 받기 전 혹시나 해서 찾아본 내용에서 「전절제(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경우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하여 살아야 한다.」 라는 말이 제일 두려웠다. 가족과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큰병원을 알아보던 중 그나마 제일 빨리 예약이 된다는 서울대학병원으로 재진료를 보러갔다. 좋은일이 생길거라고 기대했다. 예를 들면 병명이 착오가 생기던가, 아니면 갑자기 혹이 사라졌던가... 담당 주치의는 갑상선 내과의로 갑상선 암이 맞고, 혹도 상대적으로 크지만 나이가 젊기에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

일상/에세이 2018.05.05

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2

갑상선 클리닉을 보유한 전문외과병원에 검진을 예약했다. 와이프가 지역에서 꽤 규모있는 병원이라고 했다. 주말이 되고, 오전일찍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에서도 간단한 초음파 검사를 포함한 피검사등을 진행했다. 피검사에서는 딱히 갑상선 저하나 항진의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초음파상에 혹이 약 2.5cm로 보이는데 모양은 나쁘지 않네요, 그래도 혹시모르니 조직검사를 해보는게 좋겠습니다." 담당의사의 말에 갑상선암을 진단하는 세침흡인 세포검사와 총 조직검사 2가지 모두를 시행했다. 혹부분에 2번, 그리고 커져있는 림프절에 2번씩 총, 4번의 바늘이 목에 들어갔다 나왔다. 조직검사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고 하였고, 일주일 뒤 같은시간대로 예약을 잡았다. 담당의사의 말대로 모양이 나쁘지 않고, 피검사에서도 이상..

일상/에세이 2018.04.27

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1

어느 날과 다름없는 날이었다. 늦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오는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그날은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하는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남자직원들의 전립선을 검사할 장비가 고장나는 바람에 여직원들이 받아야 될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남자직원들이 받게 되었다. 시간이 매우 중요한 우리 팀 업무의 특성상, 빠르게 검사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가 업무를 봐야한다. 내 차례가 되어 회사 회의실에 놓아진 간이침대에 비스듬히 누웠다. 미끌미끌한 젤이 목에 발라졌고, 이내 초음파기계가 내 목위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오른쪽에 큰 혹이 보이는데, 알고 계시는거죠?” 의사가 나에게 질문했다. “아니요…” 큰 혹이 있단다. 나는 몰랐는데… 의사는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가보라는 말을 해주었다. 초음파상에서 대충..

일상/에세이 2018.04.20